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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의원에게 실망하다.

2024-01-29 08:57

난 개인적으로 용혜인 의원을 좋아한다. 그는 명철한 지성과 행동력으로 지난 4년 동안 훌륭하게 의원활동을 해왔다. 용혜인 의원만이 지리멸렬했던 지난 연동형 비례대표의 유일한 아웃풋이라고도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용 의원의 선택은 아쉽고도 실망스럽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양당을 지지 하지 않는 소수 국민들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이탄희 의원과 용혜인 의원, 지난 선거 하의 정의당도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이유로 소수 국민의 의사표시를 들었다. 하지만,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정당(기본소득당 포함)들이 요구한 것은 민주당의 희생이었다. 미래통합당(국민의 힘 전신)이 위성정당을 내세우는 것에 비난을 하면서도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정당들은 서운해하지 않았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국민의 힘 사람들이 소수정당을 위해 위성정당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뻔히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미래 통합당은 어쩔 수 없으니, 민주당이라도 희생해라였고,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추진하자 두 갈래의 선택을 하고 만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정의당은 민주당에 배신감을 토로하며, 독자노선을 선택해서 망했고, 다른 소수 정당들은 정의와 당위라는 허리띠로 민주당의 목을 졸라 비례 앞순서를 독차지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민주당의 양보로 국회의원이 된 소수당의 인사들은 지리멸렬했다. 거론하기도 싫은 시대전환의 조정훈 같은 놈도 있을 정도다. 지난 4년 동안 용혜인 의원을 제외한 다른 소수당 비례 대표의 이름을 난 들어본 적이 없다. 의원이 되어,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도 않을 거라면, 왜 비례대표를 해야 하는가? 그것도 민주당 의원의 자리를 빼앗아서. 시대전환 조정훈이라는 악 중의 악만 없었어도 지난 4년의 법사위가 이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민주당 소속 비례를 늘려, 거대 야당의 힘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닌가 하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원래 그 자리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로 만든 민주당의 자리니까. 용 의원이 이번에도 15번까지의 비례대표 순서 양보를 원한다고 한다. 역시나 국민의 힘엔 요구하지 않는 것들이다. 보여준 성과도, 노력도 없으면서 남의 표로 쉽게 국회의원이 되려는 소수 집단의 대표들에게 다시 난 내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비례대표 양보를 바라는 이유는 거대 양당을 선호하지 않는 소수 국민의 의견을 지지해달라는 것뿐이다. 더구나 더 어이없는 것은 요구하는 대상이 그 거대 양당 중 하나인 민주장의당직자와 지지자들이라는 것이다. 후안무치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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