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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동네 또라이였다.

2024-03-13 11:41

나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안망하고 있는게 신기한 사람이다. (죽기 전에 망하는 꼴 볼 것 같긴 하다.) IMF가 왔을 때 이제서야 나라가 망하는군이라 생각했는데 금방 빠져나오네? 이 썩은 나라는 대체 왜 안망하고 잘 돌아가는거야?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의 거의 모든 문제는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부터 기인하다고 본다. 20대 때 생각이 나서 끄적여 본다. 26살 때 해군 중사를 제대 후 집도 없고 돈도 없는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전라도에서 교사셨던 막내 고모가 가락 시영 아파트를 하나 가지고 계셨는데 거기 들어가서 살라고 도와주셨다. 13평 짜리 연탄 보일러 아파트(개조해서 가스보일러)였는데 그 당시 시세가 6억 3천만원이었다.(미췬..) 재건축 뻥튀기가 시세에 이미 반영되어 있었다. (왜 나라가 안망하지?) 전세는 3-4천만원 정도 하였는데 나는 천 5백만원 정도 주고 전세 산 걸로 기억한다. (나름 큰 혜택) 그 당시 나는 동네 또라이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통장 아주머니가 찾아와 재건축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보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동의할 수 없었다. 지금은 수 십 억원의 헬리오시티 아파트가 되어 버린 가락 시영 아파트는 바다 모래 콘크리트 파동 전에 지은 아파트라 그런지 정말 튼튼했다. 외벽에 금도 거의 없었고 심지어 실내 창틀도 나무가 아니라 콘크리트였다. 페인트 좀 칠하고 인테리어 좀 하면 정말 괜찮은 아파트였는데 재건축을 노리고 일부러 엉망으로 방치된 곳이었다. (그 수 많은 수선충당금은 증발했다. 그 당시 관련된 조폭들도 구속되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파트 간격도 넓어서 은행나무와 동백나무들이 멋드러진 곳이었다. 그런 멀쩡하고 큰 대단지 아파트를 (가락1동 전체임) 다 때려 부셔서 좁아터진 한국의 땅 속에 파묻고 불로소득을 위해 새로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거라고 통장에게 말하고 사인을 거부했다. 그리고 난 세입자라 나 하나가 동의 안한다고 해서 재건축을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통장 아주머니는 집주인과 세입자 만장일치로 동의서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우리집에 종종 찾아 와서 사인을 요구했다. 끝까지 내 소신을 밝혔다가 동네에 결국 또라이라고 소문이 나버렸다. ㅋㅋㅋ 평생 남들보다 몇 배 일하고 몇 배 더 벌었지만 집을 사지 못했고 전세금만 올려주면서 집주인들 좋은 일 해주다가 이제는 미국땅에 와서 꿈에 그리던 큰 집을 어렵지 않게 샀다. 난 한국에서 또라이 루저였다. ps.사진은 그 당시 아파트. 깨끗하게 인테리어 했더니 금방 부술 아파트에 왜 돈 쓰냐고 동네에서 더 또라이 취급 당함...ㅋㅋ좀 깔끔하게 살면 안되겠니? 재건축 하루 이틀에 되는 것도 아니고 그거 하나만 바라고 2-30년을 거지처럼 살까? 100년도 못사는 것들이... <img src="/data/daumeditor10/240313/thumbnail3/7829221710270739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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